“국내 최장 도시숲이 드디어 열렸다!”…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전 구간 개통 화제

철길 위에 피어난 도시의 숲
원주의 새 숨결이 흐르는 길
치악산 바람길숲 전 구간 개통
원주
출처: 연합뉴스 (지난 23일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현장)

가을의 끝자락, 원주의 도심을 따라 걷다 보면 낯익은 풍경 속에서 낯선 바람이 분다. 오래된 철길 위로 새싹이 돋고, 기차가 오가던 자리는 이젠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도시의 숨결 속에 자연의 향이 번지는 이곳은, 세월의 흔적을 품은 채 새 생명을 얻은 길이다.

철로의 기억이 숲으로 바뀌는 순간, 도시의 시간이 천천히 되살아난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치악산 바람길숲’이 있다.

도심을 잇는 초록의 바람길

원주
출처: 연합뉴스 (지난 23일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현장)

치악산 바람길숲은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에서 치악산의 맑은 바람이 도심을 따라 흐르도록 설계된 도시숲이다.

한때 중앙선을 달리던 폐철도가 시민의 산책길로 다시 태어났으며, 우산동에서 반곡관설동까지 도심 6개 동을 통과하는 11.3km의 구간으로 국내 최장의 도시숲으로 손꼽힌다.

원주시는 2020년 산림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뒤 4년간의 설계와 협약 절차를 거쳐 2024년 일부 구간을 우선 개통했다.

원주
출처: 연합뉴스 (지난 23일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현장)

이후 옛 원주역을 리모델링한 ‘원주센트럴파크’와 우산철교 보행교 공사를 완료하며 2025년 전 구간을 시민에게 개방했다.

이 숲길은 단순한 녹지 조성이 아닌, 도심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복합 공간으로 기획됐다. 철로가 있던 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길은 도시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시민의 일상 속으로 자연을 끌어들인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사라진 철도가 숲으로 되살아난 것은 단순한 환경 변화가 아니라 도시의 새로운 상징”이라며, 시민에게 쉼과 활력을 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억과 휴식이 공존하는 도심 속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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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시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바람길숲에는 테마별로 조성된 여러 공간이 있다. 도심 중앙의 ‘중앙광장’은 전통시장과 연계되어 시민들이 잠시 머물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봉산동에는 큰 나무 그늘 아래 쉼터를 마련한 ‘봉산정원’이 자리하며, 번재마을에는 넓은 잔디광장과 휴게공간이 조성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원주터널은 길이 150m의 폐터널을 리모델링해 ‘보리밭 은하수길’로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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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시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원주터널)

터널 안쪽에 설치된 조명이 은하수를 연상시키며, 낮에는 자연광이 스며들고 밤에는 조명빛이 반짝여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또한 ‘유교역 광장’에는 무지개빛 철길과 파라솔이 설치되어 옛 철도의 분위기를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일부 구간은 철로를 그대로 보존해 ‘학성동 철길’과 ‘봉산동 회고의 숲’으로 조성, 과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추억의 장소로 남겼다.

23만 그루의 숲, 도시가 숨 쉬다

원주
출처: 원주시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바람길숲에는 원주시의 상징인 은행나무를 비롯해 왕벚나무, 이팝나무, 메타세콰이아, 청단풍, 중국단풍 등 총 23만 그루의 수목이 식재됐다.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숲길은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가을에는 황금빛 단풍이 길을 수놓는다.

다양한 테마숲이 이어져 걸을 때마다 풍경이 바뀌며, 도시 한가운데서 사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환경적 역할도 한다.

또한 지역 상권과 연계된 광장과 정원은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시의 미래를 품은 녹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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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원주시 (강원 원주 치악산 바람길숲)

치악산 바람길숲은 그 조성 의의와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산림청이 주관한 ‘2025년 전국 녹색도시 도시숲 우수사례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도시숲의 기능과 생태적 관리, 문화적 가치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원주의 녹색 정책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 23일, 원주시는 중앙광장에서 전 구간 개통을 기념하는 행사를 연다. 시민과 함께 걷는 축하 행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80년 만에 철길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

치악산 바람길숲은 원주의 새로운 숨결이자, 도심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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