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달만 피어나는 풍경”… 영남알프스 울산 간월재 억새, 그 찰나의 황금빛

영남알프스의 가을 정점
바람에 물드는 억새 평전
간월재에서 만나는 황금의 시간
울산
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억새 풍경)

높은 하늘 아래로 흩어지는 바람이 능선을 타고 흐른다. 그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억새의 잎이 반짝이며 빛을 바꾼다.

사람들은 그 풍경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잊고 지냈던 ‘쉼’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름만으로도 낯설고 근사한 ‘간월재’.

이곳에서는 가을이 단지 계절이 아니라, 하나의 장관으로 피어난다.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이는 듯 억새가 일렁이고, 그 사이를 걷는 사람들은 어느새 자연의 일부가 된다.

영남알프스의 하늘 아래, 억새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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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억새 풍경)

울산 울주군 상북면 간월산길에 자리한 간월재는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신불산과 간월산 능선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이름처럼 알프스의 초원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해마다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가 끝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가을 중에서도 10월 중순에서 말까지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다.

능선을 따라 반짝이는 억새는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며, 오후 역광이 질 무렵이면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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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억새 풍경)

등산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간월재의 매력이다. 초입의 ‘사슴농장 코스’는 약 6km의 완만한 임도로 이어져 있어 트래킹하듯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실제로 한 방문객은 “등산이라기보다 산책하듯 걸을 수 있었다”며 “억새가 바다처럼 펼쳐져 사진을 멈출 수 없었다”고 전했다.

길을 오르다 보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그 바람결에 억새가 출렁이는 소리가 귀를 간질인다.

주차는 ‘배내 2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편리하며, 억새 절정기에는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오전 8시 이전에도 이미 자리가 차는 경우가 많아 ‘가을의 인기를 실감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바람과 억새가 만드는 계절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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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억새 풍경)

간월재 억새평전은 정상 부근에 위치해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고지대라서 얇은 옷차림으로는 금세 추위를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경량 패딩이나 방풍 점퍼를 챙기는 것이 좋다. 한 여행객은 “고도가 높아 바람이 강했지만, 그만큼 억새의 물결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며 “추워도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이었다”고 말했다.

억새밭 안에는 나무데크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안전하게 사진을 찍거나 가벼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발아래 자갈길이 이어지는 구간도 있으므로 등산화나 밑창이 단단한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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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억새 풍경)

여유 있게 걸으면 2시간 남짓이면 억새평전에 도착할 수 있으며, 왕복 3~4시간이면 충분히 여유 있는 하루 산행이 된다.

정상에 오르면 영남알프스의 능선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신불산과 간월산의 실루엣은 웅장하면서도 부드럽다.

특히 오후의 햇살이 낮게 비출 때 억새의 끝자락마다 금빛이 묻어나며, 보는 이마다 “이 계절에 꼭 와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된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마무리하는 산정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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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억새 풍경)

간월재 정상 부근에는 작은 휴게소가 자리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운영되는 이곳은 따뜻한 컵라면과 음료를 판매한다.

가을의 간월재는 단지 억새를 보기 위한 목적지에 그치지 않는다. 바람과 빛, 그리고 하늘이 함께 만든 계절의 무늬가 그대로 녹아 있는 곳이다.

영남알프스의 장쾌한 능선을 배경으로, 이국적인 억새 평전이 펼쳐지는 간월재는 매년 가을마다 수많은 이들이 다시 찾는 이유를 스스로 증명한다.

도심을 벗어나 한 걸음 오르면, 어느새 바람 속에 금빛이 묻어난다. 간월재의 가을은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사람의 마음을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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