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향기에 취하다”… 대구수목원 가을꽃 전시회, 도심이 정원으로 변신

도시 속 자연의 품으로
국화 향기로 물드는 대구의 가을
무료로 즐기는 생태 여행지
대구수목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구 대구수목원)

도심의 끝자락, 빗방울이 흩날려도 사람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는다. 유리 온실 안에 비치는 푸른 잎사귀, 가을빛으로 물든 꽃길은 어느새 시간의 흐름마저 잊게 한다.

이곳은 한때 버려진 땅이었으나, 지금은 생명의 기운이 숨 쉬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 변화를 느끼기 위해, 오늘도 수많은 이들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다가오는 계절의 축제 속에서, 도시는 다시 꽃으로 깨어난다.

쓰레기 매립지에서 생태공원으로 거듭나다

대구수목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구 대구수목원)

대구 달서구 화암로에 자리한 대구수목원은 한때 생활쓰레기 410만 톤이 매립되었던 땅이었다.

그러나 1997년 복원 사업이 시작되면서 황폐한 매립지는 2002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금의 대구수목원은 환경 재생의 모범이자, 도시 속 자연 학습장으로 자리 잡았다.

수목원은 약 7만4천 평의 넓은 부지 위에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약용식물원 등 21개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400여 종의 나무와 800여 종의 초화류가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 내내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대구수목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구 대구수목원)

온실에는 선인장과 다육식물 2천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분재원과 수석전시장은 자연이 빚은 예술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모든 것을 시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주차 역시 무료이며, 휠체어나 유모차도 대여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편리하다.

접근로에는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어 이동이 어렵지 않다. 이러한 세심한 배려 덕분에, 이곳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휴식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생명의 무대

대구수목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구 대구수목원, 저작권자명 PNR 강은선 과장)

대구수목원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닌 ‘살아 있는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봄에는 철쭉과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여름에는 초록빛 나무들이 숲 그늘을 드리운다.

가을에는 국화와 단풍이 수목원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겨울에는 상록수가 고요한 풍경을 완성한다.

이곳은 계절별로 다양한 식물 전시와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어린이자연학교, 주말 체험교실, 식물 교양강좌 등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되어 시민의 자연 감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한 방문객은 “집 가까워 맨발로 걷기 좋고, 봄과 가을이 특히 아름답다”고 전했다. 단순한 산책 이상의 경험이 이곳에서 펼쳐진다.

국화로 피어나는 도심의 축제

대구수목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구 대구수목원)

11월, 대구수목원은 국화 향기로 가득 찬다. 오는 11월 3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24회 대구수목원 국화전시회’는 ‘자연과 생명, 도시의 미래’를 주제로 펼쳐진다.

약 1만5천 점의 국화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대형 국화 조형물과 반려동물 모형, 비행기와 전기차 등 도심의 상징물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식물 해설 프로그램과 드론 영상 촬영도 진행되며, 동대구역 광장에서도 11월 23일까지 야간 조명 아래 국화를 감상할 수 있다.

이처럼 대구수목원은 단순한 식물원이 아니라, 시민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속 축제의 장’이다. 자연의 숨결이 깃든 이곳에서, 도시의 일상은 한층 더 따뜻하게 물든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무료 힐링 공간

대구수목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구 대구수목원)

대구수목원은 입장료가 없지만 그 안에서 얻는 경험은 결코 가볍지 않다. 꽃과 나무, 향기와 바람이 어우러지는 이 공간은 도심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기에 충분하다.

어느 날, 잠시의 산책이 주는 위로가 필요하다면 이곳이 정답이다.

사계절이 다른 얼굴로 찾아오는 대구수목원은 오늘도 조용히 문을 연다. 그리고 그 안에서, 도시의 일상은 조금 더 푸르고 따뜻하게 자라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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