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숨은 가을 명소
황금빛 숲으로 물드는 원적산공원
자연 속에서 쉼을 찾는 시간
가을이 되면 도시의 회색빛은 서서히 물러나고, 노랗게 물든 나무들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이들의 발밑에는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계절의 노래를 들려준다.
한적한 오후, 햇살이 비스듬히 비쳐드는 숲길을 걷다 보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순간이 있다. 바로 그곳, 인천 부평의 원적산공원 은행나무숲이 그런 장소다.
도심 가까이에서 이렇게 깊은 가을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이곳은 평범한 공원이 아닌 ‘숨겨진 계절의 정원’이라 부를 만하다.
노란 숲길 따라 걷는 가을의 정취
원적산공원 은행나무숲은 부평구 산곡동의 원적산 자락에 자리한 산책 명소다. 산 전체에 걸쳐 은행나무가 빼곡하게 심겨 있어 가을이면 공원 전체가 황금빛으로 변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은행잎이 흩날리며 만들어내는 장면은 마치 황금비가 내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숲길 곳곳에는 벤치와 쉼터가 놓여 있어 천천히 걷다 잠시 앉아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공원의 공기는 유난히 맑다. 인근 도심의 소음이 닿지 않아 산책로를 걷는 동안 들리는 건 바람과 새소리뿐이다.
이 때문에 이곳은 ‘도시 속 쉼터’로 불리며,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지인들에게도 조용히 알려진 명소로 자리잡았다.
부평구 관계자는 “원적산공원은 녹지축의 중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시민들의 심신을 회복시키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즐길 거리, 세대 모두를 위한 공원
원적산공원은 단순한 산책 공간을 넘어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형 녹지 공간이다. 넓은 면적 안에는 인조잔디구장, 농구장, 족구장, 생태연못 등이 고루 배치되어 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와 발물놀이터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완만한 경사로, 전동보장구 충전소 등도 갖추어 접근성 면에서도 편리하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놀이터가 새로 문을 열어 반려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곳은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만 입장할 수 있으며, 놀이터 안에는 8종의 놀이시설과 그늘막, 야외테이블 등이 설치되어 있다.
여름철에는 늦은 저녁까지 이용할 수 있고, 겨울철에는 일몰 전까지 운영된다. 한 시민은 “반려견과 함께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주말마다 찾게 된다”고 전했다.
인천 사람만 아는 비밀의 단풍 명소
가을이면 ‘인천 사람들만 안다’는 이야기가 돌 만큼, 원적산공원 은행나무숲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단풍 명소다.
방문객들은 “은행나무 아래 테이블이 놓여 있어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에 좋았다”, “가을 정취가 가득해 꼭 한번 가볼 만하다”는 후기를 남겼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는 노란 잎이 공원 전체를 뒤덮으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한다.
공원을 찾은 한 여행객은 “도심 속에서 이렇게 맑은 공기를 마실 줄 몰랐다”며 감탄했다.
실제로 원적산공원은 가을철 ‘노란 숲길’로 이름나 있으며, 은은한 햇살과 함께 걷는 산책은 일상의 번잡함을 잊게 한다. 인천 시민뿐 아니라 타지인들도 이 계절만큼은 일부러 찾아오는 이유다.
가을의 끝자락,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원적산공원의 은행나무숲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특별한 준비도, 멀리 떠날 필요도 없다. 발걸음이 닿는 그곳에서 이미 가을은 충분히 깊어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