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도 결제도 ‘막힌 여행’
한국 관광, 개선 필요

2025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만 900만 명이 넘게 입국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1750만 명을 뛰어넘는 2000만 명 돌파가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는 물론 K팝과 K푸드, K드라마에 이끌린 북미, 유럽의 개별 여행객까지, 전 세계가 한국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여행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길 하나 제대로 찾기 어렵고, 치킨 한 마리조차 제 손으로 못 시키는 현실 속에서 “언제까지 K콘텐츠에만 기대야 하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치킨 시키고 싶어요”… 아직도 막힌 결제
서울 한강공원. 해외 유튜버들이 “꼭 해봐야 할 한국 여행”으로 꼽는 ‘한강 치맥’은 외국인에게 낭만 그 자체지만, 현실은 결제 단계에서 좌절을 안긴다.

배달앱 대부분이 한국 휴대폰 번호 인증과 국내 카드 결제를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어, 해외에서 온 관광객은 주문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나마 배달의민족은 지난해부터 해외카드 결제를 도입하며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메뉴는 한국어뿐이고 주소 입력도 쉽지 않아 언어의 벽은 여전하다.
이 같은 문제는 배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통카드 충전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가능하고, 실물 카드조차 해외 카드로는 충전할 수 없다.
지하철 무인 발권기나 시외버스 예매 시스템도 대부분 해외 카드 결제를 지원하지 않아, 관광객은 종종 현장에서 길게 대기하거나, 표를 아예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부딪힌다.

해외 선진국들이 EMV 기반 비접촉 결제를 일상화하며 대중교통과 편의점, 식당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자카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대중교통의 해외카드 결제 비중이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문제 인식은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티머니, 코레일 등 12개 기관은 ‘관광교통 민관협의체’를 운영 중이며, 대구와 부산, 청주 등 2만여 개 매장을 중심으로 QR 결제 인프라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등 전국적인 확산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어, 여전히 “결제가 되느냐”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관광지로 남아 있다.
“여기가 어딘가요?”…지도앱 믿기 힘들다
길 찾기 역시 외국인에게는 큰 장벽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기본 중의 기본인 구글맵이 한국에서는 도보 길안내나 운전 경로 안내가 되지 않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요구한 건 1:5000 수준의 정밀 지도 데이터였고, 군사 기밀 보호를 이유로 한국 정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구글맵은 대중교통 경로만 겨우 제공하는 제한적인 도구로 전락했고, 외국인 관광객은 길을 묻기 위해 낯선 거리에서 휴대폰을 들고 헤매는 일이 다반사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들 역시 다국어 지원은 여전히 미비하다. 네이버지도는 4개 언어, 카카오맵은 3개 언어만 지원하며 리뷰나 장소명 등도 한국어 위주로 제공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지도 앱에 대한 불만의 36.4%가 ‘다국어 미지원’이었다.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부족이 아니다. 야놀자 리서치의 장수청 원장은 “외국인을 소비자가 아닌 방문객 정도로 인식해온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라며 “외국인을 고객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인식이 지금의 불편을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