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바다 위, 상상을 현실로 만든 전망대
나로호가 지나간 그 하늘을 기억하다
“고흥에 우주가 있다고요?” 이 한마디가 낯설게 들린다면, 아직 이곳을 직접 가보지 못한 것이다.
전라남도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위 50m 지점에 자리 잡은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그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공간이다.
바다를 향해 우뚝 솟은 7층짜리 전망대는 그 자체로 이색적인 위용을 자랑하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높은 곳에 있거나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가 아니다.
이 전망대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발사기지인 ‘나로우주센터’와 해상으로 약 17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총 세 차례 진행된 나로호 발사 장면을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탁 트인 시야로 지켜볼 수 있었던 이곳은 지금도 여전히 ‘우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창’으로 불린다.
전망대 7층에서는 남해의 너른 바다와 수평선, 하늘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로켓 발사 당시 이 공간을 찾은 수많은 방문객들이 남긴 환호와 감동은 지금도 고스란히 전망대 곳곳에 남아 있다.
지하 1층부터 7층까지, 경험으로 채운 공간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단순한 전망 공간이 아니라, ‘체험형 전망대’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지하 1층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놀이방이 마련돼 있고, 1층에는 VR 체험관이 있어 가상공간에서 우주를 탐험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즐길 수 있다.
2층에는 우주도서관, 우주체험관, 홍보전시관이 모여 있으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도 우주와 과학, 고흥의 우주산업 역사에 대해 흥미롭게 알아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전망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단연 7층이다. 광주·전남권역 최초로 설치된 회전식 전망 턴테이블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의 풍경이 천천히 돌아가며 마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단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아도 수려한 남해와 하늘, 섬들의 실루엣까지 감상할 수 있어, 전망대가 줄 수 있는 감각적 경험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3층의 야외 전망대, 4~6층의 계단 전망대 등을 따라 이동하며 각기 다른 높이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하나같이 ‘그림 같은 풍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특히 2층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광은 고요하면서도 넓은 시야를 제공하며, 독서나 사색의 공간으로도 인기가 높다.
전망대 밖 풍경도 놓치지 마라
전망대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이 주변을 함께 둘러본다면 여행의 만족도는 배가 된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은 해맞이 명소로 이름난 곳으로, 아침이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리고 그 곁에는 전설 속 용이 승천했다는 용바위, 사자 형상의 바위로 이름 붙여진 사자바위, 그리고 두 전설을 잇는 팔영대교까지 이어지는 해안 절경이 여행자의 시선을 계속해서 사로잡는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1,500원, 어린이는 1,000원이며, 고흥군민이나 65세 이상, 만 6세 이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신분증 제시 시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하절기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계절에 따라 매표 마감 시간이 다르니 사전 확인은 필수다.
고흥에서 만나는 우주의 확장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단순히 높은 곳에 있는 건축물이 아니다. 이곳은 한국 우주개발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창이며, 동시에 바다와 하늘, 과학과 예술, 관광과 교육이 모두 맞닿아 있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체험 중심의 콘텐츠를 즐기고, 혼자라면 전망대에서 조용히 풍경을 감상하거나 사색에 잠겨도 좋다.
무엇보다, 이곳은 우리가 ‘우주’라는 단어를 단지 먼 이야기로만 여기지 않게 만드는 장소다.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리고 그 안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소.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그런 공간으로서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우주를 보고 싶다면? 고흥으로 가라.” 그 말이 더 이상 허풍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 전망대에 직접 올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