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풍경과 붉은 꽃이 어우러진
달성 하목정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하목정길 56-10에 자리한 하목정(霞鶩亭)은 여름철이면 배롱나무 꽃이 만개하며 진한 붉은 빛으로 물든 정취를 선사한다.
정자 주변을 둘러싼 꽃들이 뿜어내는 색감과, 뒤로 펼쳐지는 낙동강의 풍경이 겹쳐져 사진작가들이 반드시 찾는 여름 출사 명소로 꼽힌다.
특히 이 계절의 하목정은 역사가 깃든 전통 건축과 자연이 어우러지며,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하목정은 단순히 풍경이 아름다운 공간을 넘어, 역사와 건축적 가치가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1604년(선조 37)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낙포 이종문(李宗文)이 건립한 이 정자는 원래 그의 제택 사랑채로 지어졌으나, 안채가 사라진 후 정자로 사용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목정’이라는 이름은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이곳에 머물렀던 인연으로 이종문의 장남 이지영에게 하사한 글씨에서 유래했다. 현재 이곳은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하목정의 건축은 조선 중기의 독특한 양식을 잘 보여준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홑처마 팔작지붕으로 지어졌으며, 우측 온돌방 전후로 각각 누마루와 추가 방을 달아 丁(정)자 형태의 평면을 갖추고 있다.
6칸 규모의 대청은 전면이 시원하게 개방되어 낙동강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온돌방과 대청을 연결하는 들어열개문 덕분에 필요할 때는 8칸 규모의 넓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초익공(初翼工)으로 장식된 기둥과 오량가(五樑架) 구조, 그리고 일반적으로 안으로 오목한 처마 곡선 대신 밖으로 불룩하게 뻗은 ‘방구매기’ 수법은 당시 건축에서 보기 드문 희귀한 특징으로 꼽힌다.
하목정은 건물 자체만으로도 역사와 미학적 가치를 지니지만, 여름에는 배롱나무 꽃이 더해져 그 매력이 배가된다.
정자 주변으로 붉게 핀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돌계단과 마당을 붉게 물들이는 풍경은 사진가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이곳에서는 전통 건축의 세밀한 디테일을 담은 사진과, 자연 풍경과 어우러진 인물 촬영 모두에 어울리는 다양한 앵글을 찾을 수 있다.

문화재 보호 구역으로 차량 진입이 제한되어 있어, 방문객들은 인근 용암서원이나 공공 주차장을 이용한 뒤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이 덕분에 하목정 주변은 여전히 고요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조용히 풍경을 감상하거나 촬영하기에 적합하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계절의 색채가 어우러진 하목정은 여름철 사진 애호가들에게 ‘놓칠 수 없는 출사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