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개 절정”… 배롱나무 꽃 ‘활짝’ 피어난 국내 여행지

정읍 서현사지,
여름 정취 가득한 역사 명소로 변신
배롱나무
출처 : 정읍시 (서현사지)

전북 정읍시 태인면 서현사지가 한여름 절정을 맞아 붉은 배롱나무꽃(백일홍) 으로 화려하게 물들며 사진가들과 여행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고요하고 정적인 공간으로 알려진 이곳은, 꽃이 만개하는 7~8월이면 유적지와 어우러진 색다른 풍경으로 계절의 매력을 더한다.

서현사지는 조선 중종반정의 공신 박원종의 손자이자 참의 관직을 지낸 박문효(1568~1593) 를 기리기 위해 1819년(순조 19)에 창건된 사우(祠宇) 터다.

배롱나무
출처 : 정읍시 (서현사지)

박문효는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선조가 의주로 피신할 때 임금을 따라갔으며, 이듬해 서울로 돌아오던 중 개성에서 왜군과 싸우다 26세의 젊은 나이에 순절했다.

남편의 전사를 들은 부인 송씨 역시 어린 자식과 하인과 함께 태인으로 내려와 슬픔 끝에 스스로 목숨을 거두며 남편을 따라 순절했다. 이후 호남 유림의 상소로 박문효는 이조참의에 추증됐고, 부부에게 정려가 내려졌다.

서현사는 고종 5년(1868) 서원 철폐령으로 철거됐으나, 부인 송씨를 기리는 정려와 ‘증이조참의행종묘서직장박공서현유허비(1914년 건립)’ 가 현재까지 남아 과거의 이야기를 전한다.

1984년 국비 보조로 팔작지붕을 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사당이 재건돼, 유적지의 원형을 어느 정도 복원한 상태다.

배롱나무
출처 : 정읍시 (서현사지)

이 고즈넉한 유적지는 배롱나무꽃이 만개하는 여름에 특히 아름답다. 붉은 꽃송이들이 유허비와 정려, 팔작지붕 사당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서현사지 배롱나무는 2008년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수령은 200년을 넘은 걸로 추정되고 있다.

출사 명소가 되기 충분한 이곳은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아 사진 작가들에게만 알려진 여름 꽃 명소다.

사진 붉은 꽃과 짙푸른 초록이 대비되는 장면은 새벽과 황혼 무렵 가장 인상적인 색감을 선사한다.

배롱나무
출처 : 정읍시 (서현사지)

시 관계자는 “서현사지는 단순한 역사 유적지를 넘어, 여름철 배롱나무꽃과 함께 정적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장소”라며 “찾는 이들이 유적과 꽃을 함께 감상하며 마음이 머무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여름,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서현사지를 찾는다면 절정의 배롱나무꽃 아래에서 사진과 휴식을 동시에 즐기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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