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부터 핑크뮬리까지
고창 청농원의 여름 정원 산책

고창군 공음면에 위치한 청농원은 요즘같이 더운 여름철, 시원하게 꽃구경을 즐기고 싶을 때 찾기 좋은 정원형 여행지다.
수국이 한창 피는 계절,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종종 “수국 보러 왔다가 여름꽃 다 구경하고 간다”고 말한다. 수국뿐 아니라 라벤더, 핑크뮬리 등 다양한 여름꽃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농원은 ‘청천(凊川) 마을’, 즉 ‘맑은 개울가 마을’이라는 옛 지명을 따와 지어진 이름이다. 고창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유서 깊은 역사, 그리고 넓고 잘 가꿔진 정원이 어우러져 마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정원처럼 느껴진다.

총 2만여 평 규모의 넓은 부지에는 한옥 마루 쉼터와 카페를 중심으로 라벤더 정원, 핑크뮬리 정원, 수국정원, 대나무숲 산책로, 소나무숲길이 이어져 있다.
여름철 가장 인기를 끄는 공간은 라벤더정원으로 지난 6월에 보랏빛 물결을 이루었다. 라벤더 산책로에는 의자와 포토존이 잘 마련돼 있어 산책과 사진 촬영 모두에 제격이다.
이어지는 핑크뮬리 산책로는 가을에 군락을 이루어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수국정원에서는 8월 나무 수국이 곳곳에 자리를 채우고 있으며, 정원 안 쉼터에서는 꽃 사이에 잠시 앉아 쉴 수 있다.
긴 코스를 걷지 않아도 짧고 가벼운 산책만으로도 다양한 꽃을 만나볼 수 있어 무더위에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정원 한편에는 ‘술암제’로 불리는 전통 한옥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동학혁명에 참여했던 배환정의 후손들이 조부를 기리기 위해 1943년에 지은 제각으로, 현재는 한옥 쉼터로 개방돼 있다.
술암제를 따라 조성된 5000평 규모의 산책길을 걷다 보면 울창한 대나무숲과 소나무길을 지나게 되며, 이는 동학농민군의 역사적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청농원은 단순한 꽃정원에 그치지 않는다. 고창의 특산물인 복분자를 활용한 체험형 농장도 운영 중이다.
1만여 평이 넘는 황토밭에서 복분자를 수확하고 복분자주, 주스, 빙수 등을 만들 수 있으며, 토마토, 수박, 참외, 고구마 등 계절 과일과 채소도 직접 수확해볼 수 있다.

정원 입구 쪽에는 정갈한 한옥 스타일의 카페 ‘카페 청’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알레그리아 원두로 내린 커피를 즐기며 창밖 정원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한옥 마루에 앉아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이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카페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주차장도 무료다.
청농원 주변으로는 선운산, 운곡 람사르습지, 고창읍성, 고인돌유적, 상하농원 등 고창의 대표 관광지가 가까워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여행 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여름꽃을 테마로 고창 일대를 둘러보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