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빛나는 풍경, 9월 조용한 힐링 여행지 전북 고창군 선운사

천년 고찰에 스며든 사계절 풍경
전설과 문화재가 공존하는 공간
9월 고요히 걷기 좋은 산사
선운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고창군 선운사)

붉은 단풍이 물들기 전, 초록과 갈색이 뒤섞인 숲길을 따라가면 천년을 버텨온 사찰이 모습을 드러낸다.

절집을 둘러싼 공기는 도시의 소음과는 거리가 멀고, 바람은 고요히 경내를 스친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이곳은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니다.

문화와 생태, 전설과 건축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복합 유산. 그래서 9월, 조용히 걸으며 마음을 내려놓기 좋은 산속 고찰로 주목받는다. 그 이름은 선운사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에 자리한 선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 지역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고찰이다.

선운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고창군 선운사)

사찰의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전한다.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내려놓고 도솔산 굴에서 머물다 꿈에서 계시를 받고 절을 세웠다는 이야기와, 백제 위덕왕 시기 고승 검단선사가 창건했다는 설화다.

후자의 기록이 역사적 신빙성이 높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검단선사가 용이 살던 연못을 메워 사찰을 세웠다는 전승도 남아 있다.

병을 퍼뜨리던 연못에 숯을 던져 마을을 구했다는 이야기는 선운사의 시작을 신비롭게 전한다.

현재 선운사에는 국가 지정 보물 8점, 천연기념물 3점 등 총 25점의 지정문화재가 보존돼 있다.

선운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고창군 선운사)

대웅전을 비롯한 주요 건축물은 조선 시대의 전통 양식을 간직하고 있으며, 가람 배치 또한 사찰의 정통성을 드러낸다.

특히 대웅전 뒤편에는 수령 500년이 넘는 동백나무 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봄이면 붉은 동백꽃이 만개해 ‘선운산 동백숲’으로 불리며 예술제까지 열린다.

그러나 9월의 선운사는 붐비지 않는 정적 속에서 건축과 숲을 차분히 바라볼 수 있는 시기다.

선운사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연중무휴로 개방된다. 입장료는 없으며 사찰 앞과 주변에 주차 공간이 마련돼 방문이 편리하다.

선운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북 고창군 선운사)

상업 시설이 제한된 덕분에 경내는 고요함을 유지하고, 참배객뿐 아니라 탐방을 목적으로 하는 방문객에게도 열린 공간이다.

여름의 무더위가 물러나고 가을이 다가오는 9월,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고요한 산속 길을 걸으며 천년 고찰의 숨결을 마주한다면, 잊지 못할 계절의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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