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 스치는 바닷바람
드라이브가 여행이 되는 길
무료로 즐기는 해안선 코스

거센 파도가 도로 위로 튀어 오르고, 차창을 열면 얼굴에 바닷바람이 그대로 스친다. 단순히 길이 아닌 풍경 그 자체가 되는 곳, 바다와 도로의 경계가 사라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명소가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정동진항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총연장 약 6.1킬로미터다.
남쪽 끝은 금진해변, 북쪽 끝은 정동진항이며 중간 지점에는 심곡항이 자리한다. 구간에 따라 성격도 다른데, 금진에서 심곡항까지는 바다를 메워 만든 해안도로이고, 심곡항에서 정동진항까지는 내륙도로 구조다.
특히 해안도로 구간은 바다와 거리가 거의 없어 마치 파도 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을 준다. 창문을 열면 바람이 직접 불어오고, 파도가 거셀 때면 바닷물이 도로로 튀어 오르기도 한다.

난간은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낮게 설계돼 있어 운전석에서도 수평선까지 시원하게 펼쳐지는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헌화로라는 이름에는 신라 시대의 전설이 얽혀 있다.《삼국유사》에 따르면, 수로부인이 절벽 위 철쭉을 보고 누군가 꽃을 꺾어 달라 했으나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그때 한 노인이 꽃을 바쳐 ‘헌화가’를 읊었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철쭉 대신 파도와 기암괴석이 그 자리를 채우며 도로를 둘러싸고 있다.
도로는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 조성됐다. 절벽을 깎아낸 듯 이어지는 길 양옆으로 동해안 특유의 짙푸른 바다와 하얀 포말이 반복되는 장면이 나타난다.

특히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며 자동차 불빛조차 필요 없는 감성적인 풍경을 완성한다.
헌화로는 1998년 금진에서 심곡항 구간이 먼저 개통됐고, 2001년 정동진까지 이어졌다.
이후 2008년 보수공사를 통해 난간 높이가 낮아지면서 지금처럼 개방감 있는 해안도로로 바뀌었다.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받지만 도로 상태는 양호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입장료나 예약이 필요 없는 무료 드라이브 코스로, 속도를 줄이고 창문을 열면 파도 소리와 함께 천천히 흐르는 여행이 시작된다.
목적지보다 과정이 기억에 남는 길, 헌화로는 고민이 많은 날, 단순히 달리기만 해도 마음이 가벼워지는 특별한 해안 도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