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흩날리는 단풍잎 그림
천년 전설이 깃든 낭만의 누각
가을 빛에 물든 영남루의 매력
가을빛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역사의 숨결과 단풍의 색이 함께 어우러진 장소를 찾는다.
밀양 남천강 절벽 위에 자리한 영남루는 천년의 시간을 품고도 여전히 빛나는 풍경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국보급 건축물로 꼽히는 이곳은 단순히 누각을 넘어 전설과 낭만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영남루는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꼽히며, 신라 경덕왕 시기의 작은 누각에서 출발해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지금의 웅장한 모습을 갖추었다.
19세기 밀양부사 이인재가 새롭게 중건한 팔작지붕 구조의 영남루는 강 위 절벽에 세워져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단풍이 붉게 물드는 10월이면 푸른 강물과 황금빛 노을이 누각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이러한 풍경은 1931년 ‘조선 16경’에 선정될 만큼 예로부터 이름난 절경이었다.
영남루 내부에는 퇴계 이황, 목은 이색, 문익점 등 조선 명현들의 시문과 글씨가 걸려 있어 그 자체로 예술적 가치가 크다.
특히 19세기 중반, 어린 형제가 남긴 ‘영남 제일루’ 현판은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변에는 아랑낭자의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는 아랑사당, 단군과 여러 왕조의 위패를 모신 천진궁, 수백 년 역사를 이어온 밀양읍성 등이 자리해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또한 과거 영남사의 부속 암자로 알려진 무봉사와 누각 앞뜰의 석화 군락도 가을 햇살 속에 빛나며 독특한 매력을 더한다.
영남루의 풍경은 계절마다 다르지만 가을은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른다. 낮에는 청량한 하늘과 단풍이 조화를 이루고, 밤에는 불빛과 달빛이 강물 위에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변에는 지역 축제와 문화 행사가 열려 머무는 재미를 더하고, 인근 식당과 카페 덕분에 편리한 여행도 가능하다. 다만 주말이나 축제 기간에는 입장 제한이 있으므로 여유로운 시간을 택하는 것이 좋다.
올가을, 특별한 풍경과 역사를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밀양 영남루야말로 가장 빛나는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