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물결이 출렁이는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가 부르는 계절의 노래
포천에서 만나는 은빛 가을 축제

가을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다. 바람이 한결 서늘해지고, 하늘이 유난히 높아질 때쯤, 그 사이로 은빛으로 일렁이는 들판이 펼쳐진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바람이 억새를 흔들고, 햇살은 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는다. 이때, 누군가는 그 풍경 속에서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고, 또 누군가는 계절의 향기 속으로 잠시 걸음을 멈춘다.
그 모든 풍경이 한곳에서 만나는 곳이 있다. 바로 포천 명성산이다.
은빛 물결이 넘실대는 명성산의 가을
명성산(해발 923m)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 중 하나로, 정상에 서면 산정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가을이 되면 약 15만㎡의 넓은 산자락이 억새로 뒤덮여,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장관을 이룬다.
수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억새 군락지로, 매년 이맘때면 등산객과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는 특히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제28회 포천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포천시와 포천문화관광재단이 함께 준비한 이번 축제는 산정호수 축조 100주년을 기념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로 꾸며진다.
축제의 밤, 호수 위에 피어나는 불꽃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수상 불꽃 극’이다.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저녁 산정호수 위에서 약 30분간 펼쳐지는 대형 불꽃 공연으로, 무용수들의 퍼포먼스와 불빛이 어우러져 한 편의 예술극처럼 연출된다.
호수 위로 번지는 불빛은 억새의 은빛과 맞닿아 밤하늘을 수놓고, 음악과 함께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연은 단순한 불꽃놀이가 아니라, 산정호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역사적 배경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무대다.
물 위를 유영하듯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실루엣이 호수 위에 비치며,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조화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추억을 남기는 체험, 마음을 담는 축제

축제의 매력은 풍경뿐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에도 있다. 행사장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작은 말타기 체험, 손 글씨로 전하는 엽서, ‘1년 후에 받는 편지’ 코너 등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
억새 소원길과 포토존에서는 가을의 정취를 사진으로 담으며, ‘억새게 운 좋은 날’이라 불리는 소원 빌기 행사도 열린다.

또한 명성산 억새군락지 곳곳에서는 거리 공연이 이어지고, 등산로에서는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억새밭 사이를 걷다 보면 가끔 들려오는 악기 소리와 웃음소리가 바람결에 섞여,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따뜻하게 만든다.
포천시는 이번 축제를 통해 자연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친환경 감성축제’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관람형 행사를 넘어, 참여와 공감, 그리고 기억으로 이어지는 축제를 지향한다.
가을의 중심에서 만나는 포천의 풍경

억새는 바람이 불 때마다 그 형태를 달리한다. 하지만 어느 방향으로 흔들리든 그 안에 담긴 계절의 빛은 변하지 않는다.
명성산의 억새 또한 그렇다. 눈부신 햇살 속에서, 그리고 불빛이 물결치는 밤에도 그 빛은 고요하게 사람들을 맞이한다.
이번 가을, 포천의 산정호수와 명성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계절이 머무는 공간이 된다. 바람과 빛,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자리에서, 한 해의 가을이 가장 아름답게 완성된다.
포천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가을의 향기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올해는 그 은빛 물결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 보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