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은행잎 폭포”… 올가을 꼭 가볼 만한 은행나무 여행지, 대구 도동서원

황금빛 잎이 쏟아지는 가을 정원
보물 담장 품은 조선의 정신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동서원의 특별함
대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도동서원)

은행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마당을 황금빛으로 물들일 때, 그 풍경은 단순한 가을의 장식이 아니다.

400년을 버틴 은행나무와 보물로 지정된 담장이 함께하는 이 서원은, 계절의 아름다움 너머로 조선 유학의 정신과 역사를 간직한 공간이다. 그 고요한 장면은 누구라도 발길을 멈추게 한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자리한 도동서원은 조선 성리학자 한훤당 김굉필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도동’이라는 이름은 ‘성리학의 도가 동쪽으로 전해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원은 학문과 정신의 중심지로 자리하며 조선 후기까지도 그 기능을 이어갔다.

대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도동서원)

1865년 흥선대원군이 내린 서원 철폐령에도 불구하고 폐쇄되지 않은 전국 47곳 중 하나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학문과 교육을 이어온 서원이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2019년에는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이곳의 담장은 전국 최초로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담장으로, 조선 시대 건축 기법과 공간 구조를 오늘날까지 전한다.

대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도동서원)

도동서원의 진면목은 가을에 드러난다. 400년 된 은행나무가 서원을 굽어보듯 서 있고, 10월 셋째 주 무렵이면 나무 아래로 수많은 은행잎이 떨어져 온 마당이 황금빛으로 물든다.

담장과 고택이 은행잎에 감싸여 고즈넉한 풍경을 만들어내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서원 옆을 흐르는 낙동강은 정적이 감도는 공간에 생동감을 더한다. 강물과 은행잎, 고풍스러운 담장이 어우러진 장면은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선사한다. 방문객들은 그 고요한 순간 앞에서 말없이 감탄할 수밖에 없다.

도동서원은 연중 개방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모두 무료라 별도의 준비 없이도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예약 절차가 필요 없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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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도동서원)

지역 관계자는 “도동서원은 단순한 가을 명소를 넘어 조선의 학문과 정신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라며, 특히 “은행잎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 찾으면 누구라도 깊은 울림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가오는 가을, 황금빛으로 물드는 400년 은행나무 아래에서 조선의 정신과 계절의 변화를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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