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맛이 한데 어우러지는 시간
가을 향기 속 비빔의 미학
시민과 여행자가 함께 즐기는 축제

전주의 가을은 언제나 특별하다. 한옥의 기와지붕 사이로 바람이 스치면, 그 안에 담긴 전주의 정취가 한층 깊어진다.
그 중심에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비빔’의 미학이 있다. 흩어진 재료들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맛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이 완성된다.
이 가을, 그 풍성한 조화의 현장이 다시 열린다. 10월의 마지막 주, 전주가 온통 비빔의 열기로 물든다.
하나로 어우러지는 맛의 향연

2025 전주비빔밥축제가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전주 월드컵경기장 일원에서 열린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무료로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전주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와 공연이 펼쳐지며, ‘시민이 함께 만드는 축제’라는 철학이 곳곳에 스며 있다.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단연 ‘대형 비빔 퍼포먼스’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커다란 비빔밥을 함께 비비는 장면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나이, 지역, 국적을 넘어 모두가 한 그릇에 마음을 담는 순간, 그 자체로 전주의 정신이 된다.
또한 ‘전주한식당 퍼레이드’에서는 전주 10미와 지역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룬다. 전주의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한식상은 그 자체로 예술이자 전통의 계승이다.
퍼레이드 행렬 속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와 전통 음악의 울림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전주의 멋을 입은 특별한 프로그램

이번 축제는 먹거리뿐 아니라 체험과 공연이 어우러진 문화 축제의 성격이 강하다. ‘전주명인 쿠킹 클래스’에서는 오랜 세월 전주 비빔밥을 빚어온 명인들의 손맛을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다.
참가자들은 명인의 안내에 따라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보며, 전주 음식의 깊은 맛을 체험한다.
또한, ‘비빔 마당놀이’에서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퀴즈와 한판승부가 이어진다. 단순히 보는 축제가 아닌, 함께 어울리고 웃는 자리로 꾸며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무대에서는 마술, 마당극, 뮤지컬 갈라쇼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축제의 흥을 더한다.
흥미로운 볼거리로는 ‘이머시브 게릴라 공연’이 있다. 조선시대 비빔밥의 유래를 연극 형식으로 재현하며, 배우들이 관객 사이로 스며들어 생생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 속에서 전주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한 그릇의 음식이 지닌 전통과 세월의 깊이가 관객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세계 속의 전주, 그리고 비빔의 가치
이번 축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세계 비빔존’이다. 각국의 전통 음식이 ‘비빔’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해석되어 선보인다.
서로 다른 식문화가 한 자리에 어우러지는 이 공간은 전주가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로서 가진 위상을 보여준다.
더불어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기원 미니 올림픽’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전주 시민의 염원과 활력을 느낄 수 있다.
비빔밥이 전주의 대표 음식이라면, 이번 축제는 그 정신을 담은 ‘하모니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전주비빔밥축제는 단순한 음식축제가 아니다. 음식이 문화를 잇고, 문화가 사람을 연결하는 과정 자체가 축제의 핵심이다.
가을의 전주는 단풍보다 더 깊은 색을 지닌다. 그것은 바로 비빔밥 한 그릇 속에 담긴 전주의 온기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이번 축제는, 여행자에게는 새로운 미식의 경험을, 시민에게는 함께 나누는 기쁨을 선사한다.
전주의 맛과 멋, 그리고 사람의 정이 한데 어우러지는 이 특별한 가을, 비빔의 도시 전주에서 따뜻한 한 그릇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