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호수의 여유
물결 따라 걷는 한적한 산책
드라마 속 풍경이 된 공원
바람이 호수 위를 스치며 잔잔한 물결을 일으킨다. 걷는 발끝마다 부드러운 바람이 스며들고, 유리처럼 반짝이는 호수가 시선을 붙잡는다.
잠시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고요히 흐르는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 그 안에는 어느새 익숙한 드라마의 장면이 머물러 있다.
이곳은 쉼과 기억, 그리고 이야기가 함께 머무는 도시 속 호수의 풍경이다.
물과 예술이 어우러진 도심 속 쉼터
인천 서구의 청라호수공원은 물과 사람,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조성된 대형 호수공원이다. 총면적 약 69만㎡의 규모를 자랑하며, 그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호수는 공원의 중심이 된다.
호수를 따라 약 4.3km 길이의 순환 산책로가 이어지며, 걷는 내내 풍경이 바뀌어 지루할 틈이 없다. 공원은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의 숨결을 간직한 ‘에코존’, 전통의 멋을 담은 ‘전통존’, 여유로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레저존’, 그리고 예술과 감성이 깃든 ‘아트존’이 그것이다.
이 네 구역은 마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다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도시공원 이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호수 위에는 레이크하우스가 자리해 물가의 정취를 한층 깊게 더한다. 여름철이면 음악분수가 화려한 물줄기를 뿜어 올리며 야간 산책객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야외음악당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공연이 열려 산책과 문화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드라마의 무대가 된 바둑광장
공원 한가운데에는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바로 드라마 <더 글로리> 속 ‘세명시 바둑공원’의 실제 촬영지로 알려진 바둑판 광장이다.
극 중 주인공이 마주 앉아 심리전을 펼치던 그 장면의 배경이 바로 이곳에서 찍혔다. 실제 공원에는 드라마에 등장했던 대형 바둑판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바둑돌 대신 카메라를 들고 그 장면을 따라 하거나, 호수 뒤로 번지는 노을빛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곤 한다.
드라마 팬뿐 아니라 그저 조용히 산책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공간은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모두에게 열린 친수 공간
청라호수공원은 접근성이 뛰어나 누구나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입장료가 무료이며, 주차공간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어 여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출입구에는 단차가 없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고,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화장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무장애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공원 곳곳에는 하트 조형물과 로즈가든, 수국원, 돌담길 등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봄에는 꽃들이 호수를 따라 만개하고, 여름에는 분수와 수상레저가 시원한 풍경을 만든다.
가을에는 황금빛 단풍길이 이어지고, 겨울에는 잔잔한 물결 위로 안개가 피어오르며 사계절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도시 속 일상에 머무는 한적한 여행
청라호수공원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여유를 품은 곳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자연을 마주하고, 천천히 걷는 그 시간 속에서 도시는 어느새 멀어지고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특히 혼자 혹은 둘이 나란히 걷기 좋은 길이 많아 조용한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낮에는 가족과 함께 소풍을 즐기고, 밤에는 호수에 비친 조명이 만들어내는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분수의 리듬에 맞춰 춤추는 물줄기와 그 주변을 감도는 산책길은 일상에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복잡한 여행 계획 없이, 단 한 번의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정돈되는 그런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인천의 하늘빛과 물결이 맞닿은 청라호수공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언제 찾아도 변함없이 따뜻한 풍경으로 맞이하는 도시 속 쉼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