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제주, 다시 붐비는 하늘길
외국인 관광객 급증의 비밀
일일 방문객 올해 최고치 경신

“섬 전체가 다시 살아난 기분이다.” 10월의 제주 하늘길이 연일 북적인다. 잠잠하던 관광 시장이 갑자기 활기를 띠더니, 지난 24일 하루 동안 5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밟았다.
짙은 가을빛과 단풍이 어우러진 섬은 지금, 코로나 이후 가장 분주한 계절을 맞고 있다.
하루 최다 관광객 기록이 이달 들어 세 번째로 경신되면서 ‘관광 부활’의 확실한 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을 제주, 하루 5만명 넘은 비결

제주도는 지난 26일, 지난 24일 하루 방문객이 5만2145명(잠정)으로 집계돼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이어진 기록 경신은 이번이 세 번째다. 4일 5만2022명, 17일 5만2028명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올해 초 급격히 줄었던 관광객 수는 가을 들어 반등세로 돌아섰다. 누적 방문객은 1129만 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감소 폭을 –1%대로 줄였다.

제주도는 추석 이후 잠시 주춤했던 관광 흐름이 다시 살아난 배경으로 ‘방문 형태의 다양화’를 꼽았다.
가족 단위 여행과 개별 자유여행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학교 수학여행단뿐 아니라 기업 워크숍, 학회 등 마이스(MICE) 수요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가을 산행과 트레킹, 올레길을 찾는 소규모 단체여행도 증가하면서 관광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 작년 넘어 200만명 눈앞

외국인 관광객의 성장세는 특히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26일까지 누적 외국인 방문객은 191만9200여 명으로, 이미 지난해 같은 기간(190만 명대)을 넘어섰다.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허용이 시행되면서 중국인 방문객 수는 하루 1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만 관광객 증가세도 가파르다. 타이베이 노선이 재취항한 이후, 올해 제주를 찾은 대만 관광객은 16만 명을 돌파했다.

제주와 동남아 주요 도시를 잇는 직항 노선이 확대되며 항공 접근성이 개선된 점도 외국인 방문객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 무비자 정책에 맞춰 온라인 홍보와 상품 다변화를 병행한 결과, 시장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일본 등에서도 하반기 들어 회복세가 뚜렷해졌다”고 덧붙였다.
크루즈와 디지털 서비스, 새로운 성장 동력

바다길로 들어오는 관광객도 늘었다. 올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이미 64만 명을 넘어 지난해 전체 실적을 뛰어넘었다.
남은 기간 예정된 입항 일정을 감안하면, 올해 크루즈 관광객은 7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제주도는 디지털 관광 플랫폼 ‘나우다’를 통해 체류형 관광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출시 두 달여 만에 가입자 5만 명을 돌파하며, 여행객 중심의 새로운 관광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도 관광교류국 관계자는 “최근의 상승세는 계절적 요인만이 아니라 도정의 정책, 현장 대응, 민간의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가을 성수기를 넘어 연말까지 이 흐름을 이어가 제주 경제 전반의 활력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제주의 하늘과 바다가 동시에 붐비고 있다. 그 어느 해보다 이른 ‘관광의 겨울’을 준비하는 제주의 가을은, 지금 그 자체로 가장 뜨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