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스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서울의 주요 궁궐들이 일제히 문을 활짝 열고 있다. 평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던 공간들이 특별관람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을 맞이한다.
국보와 보물이 가득한 고궁의 숨겨진 공간을 직접 걸으며 역사의 결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경복궁 경회루·향원정, 4월부터 특별관람 운영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경복궁관리소는 다음 달 1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매주 수·금요일에 경회루와 향원정 특별 관람을 운영한다.
국보로 지정된 경회루는 근정전 서북쪽 연못 안에 세운 누각으로, ‘경사로운 모임을 위한 누각’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임금이 신하들과 연회를 열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공간으로, 평소 2층 출입은 철저히 통제된다.

특별관람을 통해 2층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경복궁 전각들이, 서쪽으로는 인왕산의 수려한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취향교를 건너 만나는 보물 향원정은 경복궁 북쪽 후원에 연못을 파고 섬 위에 정자를 지은 독특한 구조로, 건축·역사적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특별관람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 진행되며, 이달 23일부터 궁능유적본부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다. 단, 혹서기인 6~8월과 법정 공휴일에는 운영이 중단된다.
창덕궁 낙선재, 봄 화계와 꽃담 특별해설 프로그램 한정 운영
평소 관람이 제한되는 창덕궁 낙선재 뒤뜰도 이달 27일부터 4월 2일까지 단기 개방된다. 창덕궁관리소가 운영하는 ‘봄을 품은 낙선재’ 특별해설 프로그램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 30분 하루 두 차례, 회당 24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진행된다.

낙선재는 조선 헌종 재위 시기인 1847년에 지은 건물이다. 낙선재를 기준으로 우측에는 석복헌과 수강재가, 뒤편에는 화계(花階·계단식 화단)가 조성돼 있다.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1912~1989)를 비롯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 가족이 1989년까지 실제로 머물렀던 공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국가유산 해설사의 안내로 화사하게 피어난 꽃담과 화계를 둘러보며 낙선재의 건축적 특징과 역사적 맥락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 참가 신청은 19일 오전 10시부터 22일 오후 5시까지 누리집을 통해 응모 후 추첨 방식으로 선발된다.
창경궁에서는 ‘동궐도’로 배우는 궁궐의 어제와 오늘
창경궁에서는 옛 그림 속 궁궐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비교하는 색다른 해설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창경궁관리소는 이달 25일부터 4월 24일까지 매주 수·금요일, ‘동궐도 속 창경궁의 시간’을 운영한다.
국보인 동궐도는 1826~1830년 사이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창덕궁과 창경궁의 주요 건물과 담장을 세밀하게 묘사해 궁궐 건축 연구의 핵심 자료로 꼽힌다.
참가자들은 해설사와 함께 궐내각사 터, 명정전, 문정전, 경춘전, 통명전 등을 순서대로 돌며 그림 속 배치와 현재 모습을 직접 비교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입체적 탐방 방식이 특징이다. 나아가 다음 달 4일, 11일, 18일에는 전문가 초청 특별 강연도 별도로 열려 더욱 깊이 있는 역사 탐구가 가능하다.
봄을 맞아 경복궁·창덕궁·창경궁이 동시에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고궁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살아있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인원 제한과 추첨 방식으로 운영되는 만큼,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예약 일정을 미리 챙겨두는 것이 필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