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코펜하겐 직항길 열려
북유럽 여행의 문턱 낮아졌다

새로운 하늘길이 열리면 여행의 풍경도 달라진다. 긴 환승을 거치지 않고 곧장 닿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자는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최근 인천과 코펜하겐을 잇는 직항 노선이 문을 연 소식은, 북유럽을 향한 길을 한층 가깝게 만들었다.
높은 탑승률로 시작된 이 항공편은 관광뿐 아니라 문화와 교류의 무대를 넓히는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이 도시의 풍경과 역사를 직접 마주할 기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동화 속 풍경을 품은 뉘하운 운하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풍경으로 손꼽히는 뉘하운 운하는 ‘새로운 항구’라는 뜻을 지닌다.
17세기 조성된 이후 한때는 선원과 노동자의 삶이 녹아 있던 곳이지만, 지금은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운하를 따라 늘어서며 도시의 상징적인 관광지로 자리했다.
북쪽 구역을 중심으로 파스텔톤 주택이 줄지어 서 있어 사진을 남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특히 안데르센이 살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여행의 의미를 더한다. 그가 마지막 나날을 보낸 건물은 지금도 남아 있으며, 일부는 오덴세 박물관에 재현되어 있다.
이곳을 찾으면 단순한 항구 이상의 문화적 깊이를 체감할 수 있으며, 과거의 생활 흔적과 현재의 활기찬 분위기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뉘하운에서는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운하 투어를 통해 인어공주상과 왕립 도서관 등 주요 명소를 물길 따라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180년 전통의 가족 공원, 티볼리

1843년에 문을 연 티볼리 공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 중 하나로, 지금도 코펜하겐 시민들의 일상에 자리한 공간이다.
오랜 세월 동안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사랑받으며 매년 수백만 명이 찾는 명소다. 고풍스러운 목조 롤러코스터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회전목마, 그리고 아찔한 자유낙하형 놀이기구는 세대를 아우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녁이 되면 공원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수많은 전등이 켜지며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지고, 야외무대에서는 공연이 이어진다.
단순한 놀이공원을 넘어 문화와 여가를 함께 즐기는 전통적 공간으로서의 매력을 간직한 것이다. 공원 안에는 안데르센을 기리는 동상도 자리하고 있어, 동화와 현실이 만나는 독특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덴마크 지성을 담은 왕립 도서관
코펜하겐을 대표하는 현대 건축물 중 하나인 왕립 도서관은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검은 화강암 외벽과 빛을 머금은 아트리움이 어우러져 낮과 밤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덴마크 전역의 방대한 도서를 보관하는 동시에, 코펜하겐 대학 부설 도서관으로도 사용된다.
신관 전시실에는 키에르케고르의 원고, 안데르센의 동화 원본과 종이접기 작품이 소장되어 있어 문화적 가치가 크다.
전시는 수시로 교체되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내용을 접할 수 있다. 누구나 입장 가능한 동관 학습장은 현지 학생들의 열정적인 공부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소로, 여행 중 잠시 들러 현지의 일상을 체험하기에 적합하다.
세 개의 구름다리로 연결된 신관과 구관은 기능과 미학을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북유럽으로 가는 새로운 초대

인천에서 출발해 단숨에 도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코펜하겐은 이제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즈넉한 운하와 활기찬 공원, 그리고 지성을 담은 도서관까지, 이 도시는 다양한 얼굴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새로운 직항 노선은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한국과 북유럽을 잇는 문화와 만남의 다리로서 앞으로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