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오사카는 지고 있다
일본 여행, 지금은 ‘이 도시’다
개인 맞춤형 여행이 대세로

“요즘 누가 도쿄, 오사카 가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 여행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붐비는 대도시 대신, 고요하고 개성 있는 소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화려한 쇼핑 거리 대신 현지의 삶이 느껴지는 골목과 자연이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한국인 여행자들의 선택이 이제 ‘남들과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14일 글로벌 여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가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를 통해 2026년 여행 트렌드를 공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내년에도 한국인 10명 중 8명은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가장 주목받는 목적지는 일본의 ‘아사히카와’와 ‘미야코지마’였다.
도쿄 아닌 아사히카와, 미야코지마가 뜬다

스카이스캐너가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올해와 비슷하게 해외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보다 더 자주 나설 계획이라는 응답도 36%에 달해, 전체의 약 80%가 이미 해외여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여행 경향이 ‘대도시 중심’에서 ‘소도시 탐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검색 데이터를 보면, 홋카이도 북부의 도시 아사히카와는 검색량이 전년 대비 476% 급증했다. 미야코지마 역시 247% 늘어나며 일본 내에서도 새로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의 충칭, 모리셔스의 포트루이스, 이탈리아 바리, 이집트 카이로 등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들의 인기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스카이스캐너가 선정한 ‘가성비 1등 여행지’는 일본의 ‘요나고’였다.
여행의 중심, ‘나만의 취향’으로 이동하다

2026년 여행 트렌드의 핵심은 ‘맞춤형 여행’이다. 남들이 다녀온 명소를 그대로 따라가는 대신,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춘 여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스카이스캐너가 밝힌 첫 번째 트렌드는 ‘마트 어택’이다. 예전엔 맛집 탐방이 여행의 주요 목표였다면, 이제는 현지 슈퍼마켓을 들러 지역 식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여행이 인기다.
한국인 여행객의 36%가 “슈퍼마켓을 자주 방문한다”고 답했고, 19%는 “항상 방문한다”고 밝혔다. 즉, 절반 이상이 마트를 필수 코스로 두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흐름은 ‘여·만·추(여행에서의 만남 추구)’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단순 관광보다 새로운 사람과의 교류를 중시하는 여행이 늘고 있다.
실제로 응답자의 41%가 “해외에서 친구를 사귀거나 로맨틱한 인연을 찾아본 적이 있거나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문학적 감성을 따라 떠나는 ‘책스케이프’도 눈길을 끈다. 응답자의 63%가 “소설이나 시 등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을 계획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책 속 배경지를 실제로 걷고, 현지 서점을 탐방하는 여행이 새로운 취미로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여행의 키워드, ‘이색’과 ‘확장’

스카이스캐너는 이번 조사에서 ‘글로우업 여행(뷰티 중심 여행)’, ‘이색 체크인’, ‘산악 바이브’, 그리고 가족이 함께하는 ‘다세대 여행’도 주목할 트렌드로 꼽았다.
스카이스캐너 관계자는 이탈리아 바리처럼 현지 식재료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이나,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처럼 숙소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곳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여행자 스스로의 기준에 맞춰 여정을 설계하려는 흐름이 강해진 결과다.

이어 “AI 기반 맞춤형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개인 취향에 맞는 여정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앞으로는 감성에 맞춘 개인화 여행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여행의 중심이 ‘유명 관광지’였다면, 이제는 ‘나만의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
화려한 도쿄의 불빛 대신, 눈 덮인 아사히카와의 골목과 미야코지마의 푸른 바다가 한국인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