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급증,
피서객과 어업인 모두의 여름을 위협

여름 바다의 낭만은 파도 위에서 시원하게 부서지며 사람들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낭만을 깨뜨리는 존재가 있다. 바로, 해수욕장 파라솔 바가지 요금보다도 더 치명적인 여름 해수욕장의 불청객 ‘해파리’다.
무더위와 함께 점점 더 빈번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해파리 떼는 피서객의 안전은 물론 어업인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다.
부산을 비롯한 우리나라 주요 해수욕장에서는 해파리로 인한 쏘임 사고가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해수욕장에서 발생한 해파리 쏘임 사고는 무려 4,224건에 달했다.

이 중 부산에서만 1,310건이 발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278건이던 부산 내 쏘임 사고는 2023년 85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하며 심각성을 드러냈다.
이는 단순히 피부 따가움에 그치지 않는다. 노무라입깃해파리처럼 독성이 강한 종에 쏘일 경우 부종, 호흡 곤란, 심한 경우 쇼크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해수욕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바닷속을 떠다니는 해파리는 그물에 얽혀 어획량을 감소시키고 어선 장비를 파손시켜 어민들에게 경제적 피해를 안기고 있다.
경남 고성 자란만에서는 1㏊당 28만 마리에 달하는 해파리가 발견됐고, 이에 고성군은 예산을 조기 소진하며 구제 작업에 나섰다. 실제 현장을 찾은 어민들은 “생선보다 해파리가 더 많이 잡힌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처럼 해파리가 급증한 배경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 지난 56년간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은 1.44도 상승해 전 세계 평균보다 2배가량 더 빨리 따뜻해졌다.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해파리에게 우리 해역은 더없이 좋은 서식지가 되었고, 영양물질이 풍부한 해류가 유입되며 생육 조건은 더욱 완벽해졌다.
여기에 바다 속 인공 구조물이 늘어나며 해파리 유생인 ‘폴립’의 서식지까지 확장됐다. 이 복합적인 요소들이 맞물리며 해파리는 이제 여름의 일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해파리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 수영구와 해운대구는 광안리, 해운대, 송정 해수욕장에 해파리 유입을 막기 위한 그물망을 설치하고, 퇴치선을 배치해 방어에 나섰다.

또 송도 해수욕장에서도 어촌계 선박을 동원한 해파리 제거 작업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예보와 조기 대응을 위한 경보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은 해파리 확산을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피서객들에게 바다의 청량함은 여름의 보상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해파리 떼가 주는 현실적 위협은 그 보상을 쉽사리 누리기 어렵게 만든다.
안전한 여름 바다를 위해서는 단기적 차단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 변화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국제적 협력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올여름, 해수욕장을 찾는다면 단순한 즐거움뿐 아니라 바다를 둘러싼 변화를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