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가는 곳은 싫다면”… 이색 여행 ‘등대 스탬프투어’ 주목

바다 따라 떠나는 작은 모험
등대여권으로 즐기는 전국 스탬프투어
모양이 이야기인 등대들의 특별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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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정자항 귀신고래 등대,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바다 여행에 이런 재미가 있었나?” 최근 SNS에는 말 모양, 고래 모양 등 이색적인 등대를 배경으로 한 사진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여행지마다 등대 앞에 놓인 작은 스탬프대를 찾아 여권에 도장을 찍는 사람들, 그리고 완주 후 받는 ‘완주 증서’를 자랑하는 게시물이 눈길을 끈다.

단순한 여행을 넘어, 바다의 빛을 따라 떠나는 ‘탐험형 여행’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등대를 찾아 떠나는 신개념 바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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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해양수산부 (재미있는 등대 스탬프투어 포스터)

‘등대 스탬프투어’는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항로표지기술원(KATON)이 운영하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등대여권’을 발급받아 전국의 지정 등대를 직접 방문하고, 현장에서 스탬프를 찍어가며 코스를 완성한다.

테마는 총 다섯 가지다. ‘아름다운 등대’, ‘역사가 있는 등대’, ‘재미있는 등대’, ‘풍요의 등대’, ‘힐링의 등대’로 구성돼 있으며, 각 코스는 여행의 성격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커플 데이트 코스부터 가족 단위 체험 여행, 친구들과의 우정 여행까지 폭넓은 선택지가 마련돼 있다.

한국항로표지기술원 관계자는 “등대 스탬프투어는 바다를 즐기면서도 해양문화와 항로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재미있는 등대’ 코스, 힙한 여행자의 필수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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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제주 이호테우해변 조랑말 등대,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한광희)

다섯 가지 테마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끄는 코스는 단연 ‘재미있는 등대’다. 독특한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요소가 어우러져 젊은 여행자들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조랑말을 닮은 쌍둥이 등대 ‘말 등대’는 해 질 녘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실루엣이 인생 사진 포인트로 꼽히며, 거대한 고래 형상의 ‘귀신고래 등대’는 방파제 끝에서 장관을 이룬다.

네덜란드식 풍차를 닮은 ‘풍차 등대’, 항공기의 형태를 본뜬 ‘비행기 등대’, 송이버섯을 형상화한 ‘송이 등대’까지—각각의 등대는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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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경남 통영 도남항 동방파제 연필 등대)

얼핏 보면 등대인지 조형물인지 헷갈릴 정도로 개성 넘치는 외관 덕분에, SNS상에서는 ‘사진 맛집 코스’로 불리기도 한다.

이 코스의 완주자는 이미 1,400명을 넘어서며 다섯 개 테마 중 가장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완주자들은 “도장을 채워가는 재미가 크고,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며 바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뜻깊었다”고 입을 모았다.

가족이 함께하는 해양체험 여행의 새로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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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울산 정자항 귀신고래 등대,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최근에는 가족 단위 참가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풍차, 고래, 말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디자인 덕분에 교육적인 체험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등대를 찾아가며 지역의 역사와 지리를 배우고, 바다를 지키는 항로표지의 역할까지 자연스럽게 익히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특별한 바다 수업이 된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등대와 바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등대여권’을 발급받은 후, 테마별 지정 등대를 방문해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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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강원 양양 물치항 송이 등대, 저작권자명 강원도관광재단)

완주자에게는 ‘완주 증서’와 함께 ‘기념 책갈피 세트’가 증정돼, 여행의 흔적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네이버 카페 ‘안녕, 등대’가 정보 교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에서는 코스별 후기와 숨은 명소, 완주 팁은 물론 이벤트 소식까지 활발히 공유되며 등대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든든한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코스 완주 노하우와 숨은 명소 추천, 이벤트 소식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어 초보 여행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바다의 빛을 따라, 이야기가 있는 등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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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제주 이호테우해변 조랑말 등대, 저작권자명 여행노트 한광희)

한국항로표지기술원은 올해부터 ‘모양이 이야기인 등대’라는 주제로 각 등대에 얽힌 지역 스토리와 전설을 함께 소개하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관계자는 “등대는 단순한 항로표지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상징물”이라며 “스탬프투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등대를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다를 비추는 불빛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여행 이상의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등대여권’ 한 권을 손에 쥔 순간, 대한민국의 바다를 잇는 특별한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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