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항 보안 검색 절차 간소화
‘신발 벗기’ 정책 18년 만에 폐지

방송인 이수근은 JTBC 예능 ‘나의 외사친’에서 처음 출국하는 아들에게 “비행기 탈 땐 신발을 벗어야 해”라는 농담을 건넸고, 순진한 아이들은 그 일화를 믿고 신발을 벗었다.
아이들이 진짜로 신발을 벗었던 이수근 가족의 일화처럼, 많은 여행객에게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신발을 벗는 일’은 미국 여행에 있어서 오랜 시간 당연한 절차였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을 오가는 여행객에게는 이 번거로운 절차가 사라질 전망이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내 모든 공항에서 대다수 승객이 보안 검색 시 신발을 벗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정책을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번 변화가 승객 편의 증진과 보안 검색 효율 개선을 위한 조치라며, “첨단 기술과 다층적 보안 시스템을 통해 최고 수준의 안전을 유지하면서도 탑승 경험을 개선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의 ‘신발 벗기’ 정책은 지난 2001년, 파리발 미국행 항공기에서 신발 안에 숨긴 폭탄에 불을 붙이려다 제압당한 ‘신발 폭파범’ 사건 이후 본격 도입됐다.
이로 인해 미국 교통안전청(TSA)은 2006년부터 모든 승객에게 신발을 벗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제는 폭발물 탐지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도 위험 물질 여부를 식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새 정책은 미국 전역의 공항에서 즉시 적용되며, 향후 탑승객의 대기 시간을 단축시키고, 보안 검색대를 보다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TSA는 여전히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개별 승객에게 신발을 벗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미국 항공여행의 황금기 재정립’ 비전의 일환으로,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영예롭게 봉사하고, 편히 여행하라(Serve with Honor, Travel with Ease)’ 프로그램과 함께 미국 공항의 이용자 경험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려는 움직임 중 하나다.
해당 프로그램은 군복무자와 가족에게 TSA 프리체크 할인, 공항 내 전용 신속 통로 제공 등을 포함한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TSA 프리체크에 가입한 일부 승객에 한해서만 신발을 벗지 않고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별도 사전 등록 없이도 대부분의 승객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여행을 앞둔 이들이라면 이번 변화를 반길 만하다. 신발을 벗고 다시 신고, 벨트를 풀고 다시 차는 번거로운 공항 검색 절차가 한층 간소화되면서, 탑승 전 스트레스가 줄고 전체 보안 대기 시간도 눈에 띄게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정 조건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현장 안내에 따라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유의해야 한다.
이제 공항 보안대에서 신발을 벗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일은 점점 과거의 일이 되어간다. 여행의 시작을 더 편하게 만들어줄 이 변화가 지속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