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전북 고창,
폭염 속 ‘양심 생수냉장고’ 운영 확대
하루 수천 병 무상 제공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중구와 전북 고창군이 무더위에 지친 주민과 취약계층을 위해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는 ‘양심 생수냉장고’를 운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중구(구청장 김길성)는 열사병 등 온열질환을 예방하고자 지난 3일부터 공공장소 5곳에 생수냉장고를 설치했다.
쪽방주민 공동작업장, 청구역 쉼터, 황학쌈지공원, 손기정체육공원(e러닝센터) 등 4곳에서 이미 운영이 시작됐으며, 다산어린이공원에는 이달 중순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냉장고는 오전 10시부터 생수가 소진될 때까지 운영되며, 하루 총 3천 병의 생수가 3회에 걸쳐 제공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15초 간격으로 생수가 자동 배출되는 자판기 시스템을 도입해, 일부 이용자가 과도하게 생수를 가져가는 일을 방지하고 있다. 자율방재단이 상시로 현장을 점검해 운영의 공정성과 지속성을 더했다.
전북 고창군 역시 양심냉장고 운영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8월 한 달간 6곳에서만 운영됐지만, 올해는 폭염이 일찍 시작된 만큼 운영 기간을 두 달로 늘리고 설치 장소도 8곳으로 확대했다.
설치 장소는 신재효 판소리공원 앞, 고창부안축협 앞, 고창연합정형신경외과 앞, 석정웰파크병원 앞, 고창전통시장 고객편의시설, 고창군청 앞, 고창읍성 스테이션, 고창임시터미널 등이다. 각 냉장고마다 하루 2회, 총 240병의 생수가 비치된다.

고창군은 이외에도 40곳에 그늘막을 설치하고 무더위쉼터 607곳을 운영하는 등 폭염 대응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폭염이 더 빨리 찾아온 만큼 군민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정책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여름 들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열사병이나 열탈진과 같은 온열질환은 장시간 더위에 노출되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어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올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현재까지 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많고, 최근에는 경북 구미에서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서울과 고창이 시행 중인 ‘양심 생수냉장고’는 이런 폭염 상황 속에서 단순한 생수 제공을 넘어, 시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긴급 대응책이자, 더위 속 따뜻한 배려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폭염은 단순한 날씨가 아니라 구조적 재난”이라며, 한낮 야외활동 자제와 규칙적인 수분 섭취를 강조했다.
중구와 고창군이 추진 중인 양심 생수냉장고 사업은 이 같은 기후재난 속 주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지역의 자발적인 대응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