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일상처럼 이어지는 요즘, 도심 속에서도 한결 시원한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 있다. 바로 ‘도시숲’이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가운데 도시숲 면적 비율이 가장 높은 강북구가 실제로 지표 온도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름철 더위를 피하는 데 있어 숲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8월 29일 기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위성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도시숲 면적과 지표면 온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도시숲 면적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지표 온도가 낮아지는 경향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서울 강북구는 도시숲 비율 62.3%로 1위를 차지했고, 같은 날 평균 지표 온도는 34.9도로 가장 낮았다.

그 뒤를 종로구(61.1%), 관악구(57.4%), 은평구(52.2%), 도봉구(51.3%)가 이었고, 이들 모두 35~36도 수준의 비교적 낮은 지표 온도를 기록했다.

반면, 영등포구는 도시숲 면적 비율이 5.8%로 가장 낮았고, 강서구(10.2%), 성동구(10.8%), 송파구(11.6%), 동대문구(11.7%) 등이 하위권에 포함됐다.

이들 지역은 평균 지표 온도가 36.9도에서 39.1도에 달해, 도심 열섬 현상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전 자치구의 평균 도시숲 면적 비율은 30.6%로 집계됐다.

도시숲이 여름철 기온을 낮추는 데 실제 효과가 있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도 꾸준히 밝혀져 왔다. 2023년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은 인공 그늘보다 효과적으로 온도를 낮추며, 큰 규모일수록 기온 저감 효과도 크다.

여기에 숲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수분을 방출해 주변 열기를 식혀주는 천연 냉방장치 역할까지 해낸다. 여름 한낮 평균기온보다 최대 7도 낮은 ‘자연 그늘 쉼터’가 바로 도시숲이라는 설명이다.

산림청은 이에 발맞춰 올해 전국 427곳에 새로운 도시숲을 조성한다. 서울만 하더라도 도심 속 유휴지를 활용한 다양한 녹지 공간이 조성되고 있으며, 도시공원, 유아숲체험원, 생활환경 숲 등 생활권 내 숲 확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는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시민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실제로 산림청이 선정한 ‘산책하기 좋은 도시숲 10선’에도 서울 강북구의 남산공원 도시숲, 구로구의 푸른수목원 도시숲이 이름을 올렸다.

남산공원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시원한 나무 그늘을 따라 걷기 좋은 산책 코스로, 강북구가 도시숲 비율 1위 지역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도시숲은 더 이상 ‘그늘’ 그 이상의 존재다. 지구 온난화와 폭염이 일상이 된 오늘날, 도시숲은 시민의 쉼터이자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가장 친환경적인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휴지를 활용한 교통섬, 가로수, 녹색 쌈지숲 등의 확충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시민들도 가까운 도시숲을 일상 속에서 누릴 수 있도록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도심 속 그늘 아래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 그것이 도시숲이다. 가장 더운 여름날, 서울에서 가장 시원한 동네를 찾는다면, 단연코 도시숲이 많은 곳이 그 해답이다.

“이래서 제일 시원했구나”… 서울에서 제일 온도 낮은 지역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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